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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것들

부산_포구를 걷다 (비치리딩 시리즈 5)

 

부산 출판사 공동 출간 프로젝트 <비치리딩 시리즈>

“바닷가에서, 혹은 여행지에 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책은 없을까?”

관광지로 유명한 부산의 출판사 일곱 곳이 모여 시작한 프로젝트 <비치리딩 시리즈(Beach Reading Series)>는 이런 기획 컨셉에서 시작되었다. 5개월의 숙성 기간을 거쳐 <비치리딩 시리즈>는 총 여덟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내용도, 책 무게도, 가격도 가볍게라는 기획 의도대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에 150페이지 내외의 구성, 만원이 안 되는 책 가격을 붙였다.

시리즈는 스릴러 호러 SF를 묶은 장르단편집부터 에세이, 그림책, 소설, 인문, 취미, 시, 그리고 웹툰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다. 

흔들리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여행 에세이, 「부산_포구를 걷다」

「부산_포구를 걷다」는 <비치리딩 시리즈> 8권 중 다섯 번째로 도서출판 예린원이 출간한 책이다. 2015년 세종도서문학 나눔으로 선정된 바 있는 「포구를 걷다」(동길산 글, 조강제 사진)를 축약한 판본이다. 기존 「포구를 걷다」에서 사진과 팁(Tip) 등을 걷어내고 <비치리딩 시리즈>의 기획 취지에 맞게 텍스트에 중심을 두고 재편집한 책이다.

「부산_포구를 걷다」는 삶의 흔적과 추억이 아스라한 부산의 포구 열일곱 곳을 걸으며 써 내려간 열여덟 꼭지의 기행문이다. 뭍과 물의 경계에서 더 나아 갈 곳 없어 마음만 수평선 너머로 보내는 땅의 끝, 포구. 떠밀리고 밀려 이제 마지막으로 닿은 곳. 그래서 포구는 그리움이 있는 공간이고 회한과 사색의 시간이다. 

흔들리는 당신, 지친 당신에게 사색과 위로를 만나게 하는 책이다.

 

• 분야 : 여행에세이 / • 글 : 동길산 / • ISBN 979-11-85124-27-8 (03810)

• 책크기 : 사륙판 / • 면수 : 160면 / • 가격 : 9,900원 / • 발행일 : 2022. 7. 15

• 발간 : 예린원 (T. 051-747-5099)

 

글•동길산 董桔山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와 대학을 부산에서 나왔다. 1989년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했으며  「꽃이 지면 꽃만 슬프랴」 등의 시집과 「우두커니」 등의 산문집, 그리고 한국 신발 100년사 「고무신에서 나이키까지」를 냈다. 

국제신문·부산일보·한국일보에 부산의 길, 부산의 포구, 부산의 등대, 부산의 비석, 부산의 고개, 부산·경남 문화지리지 등을 연재했다. 

2020년 김민부문학상을 받았다. 

 

책속으로

 

‘강바닥 모래가 밀려와서 쌓인 섬이고 산과 들 흙이 씻겨 와서 쌓인 섬이다. 모래는 얼마큼 밀려와야 섬이 되나. 흙은 얼마큼 씻겨 와야 섬이 되나. 나는 얼마큼 밀리고 얼마큼 씻겨야 내 안에 섬 하나를 우뚝 쌓나.’ _14p

 

‘너는 나를 만나 하나가 되고 우리가 된다. 평평해진다. 하나가 되고 우리가 되어 평평해진다면 높고 낮음이 무엇이랴. 얕고 깊음이 무엇이랴. 둘러보면 아직도 만나지 못한 네가 있다. 돌아보면 아직도 만나지 못한 내가 있다. 나는 언제쯤 평평해질 것인가. 평평해져서 바다에 닿을 것인가.’ _24p

 

‘길과 길이 엇갈리고 나와 내가 뒤섞인다. 앞날이 불안한 연인과 건너던 불안한 구름다리는 이제 콘크리트 다리가 되어 흔들어도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불안하던 그때가 좋은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지금이 좋은가.’ _41p

 

‘공간은 기둥이다. 사람이 붙잡는 공간이고 사람 추억이 붙잡는 공간이다. 기둥이 없는 삶은 얼마나 불안한가. 얼마나 아슬한가. 기둥은 걸림이기도 하지만 안식이기도 하다. 기둥은 막힘이기도 하지만 은신이기도 하다.’ _48p

 

‘다 바뀔 때 바뀌지 않는 것 하나쯤. 소중한 것은 또 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도 오랜 세월을 두고 보면 그때 그대로인 구름 같고 하늘 같은 것. 가지는 흔들려도 뿌리는 끄덕도 않는 듬직한 나무 같은 것. 그래도 다른 것은 있게 마련이다.’ _65p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이 쉬 부글대고 쉬 치받는 건 섬을 향해 쉼 없이 밀려가는 파도 때문. 쉽게 털고 쉽게 푸는 건 파도가 덧없다는 걸 알기 때문. 그러면서 외로움은 섬처럼 축축해지고 그러면서 그리움도 촉촉해진다.’ _82p

 

‘내가 선 자리, 포구. 포구는 경계다. 물과 뭍의 경계다. 젖음과 젖지 않음의 경계다. 나아감과 돌아옴의 경계다. 애초의 포구가 구불구불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닮았기 때문. 경계에 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하루에도 몇 번씩 몇십 번씩 갈팡질팡하는 사람의 구불구불한 마음을 닮았기 때문.’ _116p 

 

목차

 

들어가는 말

여기가 저기로 스며들고 사람이 사람에게로 스며들길  |  6

 

강서구 명지

고요한 강물 새 울음소리, 마음속 섬 하나로 뜨고   |  14

 

사하구 장림 홍티

물과 물이 만나 마침내 하나가 되는 저 수평의 바다   |  22

 

사하구 다대포

가슴속 등불 같은 석양   |  30

 

서구 송도 암남

솔숲 비친 푸른 물빛에 어룽거리는 젊은 날   | 38

 

중구 자갈치

선착장 들이박을 기세로 다가오는 배… 내가 기우뚱대다   |  46

 

북구 구포

갈대가 연신 까닥대며 새를 유혹하다   |  56

 

영도구 하리포구

조개껍질 같이 날카로운, 산과 섬 사이 포구  |  64

 

남구 감만시민부두

호롱불 같은 등대가 밝히는 부산항 들목   |  72

 

남구 분포

외로움을 말리듯 바닷물 졸이던 소금밭의 기억   |  80

수영구 민락

잃어 버린 기억을 쓰다듬는 도심 속 고마운 포구   |  88

 

해운대구 미포

하얀 갈매기가 일으키는 하얀 물살   |  96

 

해운대구 청사포(1)

보이는 것도 푸르고 보이지 않는 것도 푸른   |  104

 

해운대구 청사포(2)

저 푸른 바다의 입… 사람 마음 깨물어, 놓아주지 않는   |  114

 

해운대구 송정

생의 그물 너머 저만치 불그스름한 일출   |  122

 

기장군 공수

비웃고 빈정댄 나를 나무라는 포구   |  130

 

기장군 대변항

경계에서 우리 것을 생각하다   |  138

 

기장군 칠암

움켜잡았다 싶으면 미끌미끌 빠져나가는   |  146

 

기장군 월내

나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달 보듯 나를 보다   |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