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떠난 섬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다를 떠난 섬 1.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할까? 시시때때로 마주하는 유한한 삶의 끝자락에서 시인이 갈구하며 지새운 시간을 되돌아보는 내면은 상대적으로 더 젊은이들의 그것과는 질이 달라도 한참 다를 것이다. 대상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금 바라보는 힘의 근원은 갈망하며 살아온 시절과 그 절박했던 시간을 “자기 위로”로 되돌아볼 수 있는 평정심에서 시작된다. 마치 바람 없는 날 잔잔한 수면에 온전한 달이 반영되듯... … 오래도록 머리를 괴이고 허기진 남루의 한 생을 열어보면 가슴 속 어느 구비에서는 하늘다리 아래 물빛처럼 시퍼런 상처가 떠오르기도 하지 서둘러 옷깃을 여미지만 부끄러워라 욕망의 허물들이 칙칙하게 겨울비에 젖어가는 저문 십이월 비 내리는 양덕기미 해변을 서성이는 날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