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공유지에서 퀀텀문명까지 생존비법
친구들끼리 파티 영상을 공유하기 위해 개발되어 2005년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 유튜브, 그 이듬해 2006년 구글이 인수하고 15년이 지난 지금은 기업가치 1,600억 달러에 달하며 뉴미디어의 맨 앞자리에서 군림하고 있다.
이러한 유튜브는 그 명성 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분절되고 다이나믹한 사회 현상들을 여과 없이 반영하며 주관적으로 이해집단의 선봉에서 이해의 관철을 밀고 당기기도 하며, 이념적 편을 극단적으로 규합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다. 마치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에 사피언스 스스로가 대규모 협력망으로 엮었다는 유발 하라리 식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영상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에 모빌리언스 스스로가 이해집단에 소속하고 이념적 편가르기에 편승하여 북을 치며 나팔을 불고 있다. 그러한 요란한 북소리와 나팔소리 뒤에는 교묘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유튜브의 영악한 비즈니스 모델이 뒷배가 되어 일확천금이라는 당근으로 유인하기도 하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파괴하며 저널 권력의 재편을 채찍질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야만의 회귀, 유튜브의 실체와 전망」의 저자는 저널로서 유튜브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점잖게 제시한다.
“유튜브 개인 브랜드 채널은 빠른 속도로 특정 뉴스의 쟁점을 깊게 파고드는 형식을 취하므로 객관적인 균형보다는 주관적 날카로움으로 승부를 보는 등 영상 문법의 차이가 있다. 결국 기성 언론의 권위를 인정하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는 빠르고 주관적인 해설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이다. 즉 내용의 객관성과 스튜디오 촬영 등의 품질보다는 경박스러우면서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가 유튜브 이용자의 만족을 높여주는 중요 변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객관적 균형보다는 주관적 날카로움으로 승부’를 보고 점잖게 설득하는 것 보다 경박과 과장을 통해 자극적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성을 유튜브의 채널들은 그대로 담기도 하고 그 경향성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때로는 더 대담하게 ‘아예 저속하거나 사악한 쪽으로 방향을 잡는 이들도 많아졌고, 윤리나 타인의 권리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야만적인 사람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도 한다. 필요하다면 거짓까지 사실처럼 동원하는 무지막지함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금의 “유튜브는 근사한 말과 영상으로 시청자를 유인한 후 구독자를 토끼굴 속에 가두는 ‘디지털 허풍의 블랙홀’이라”고 저자가 정의할 지경에까지 가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유튜브가 ‘디지털 허풍의 블랙홀’임을 까발리는데 목적이 있지 않다. 이 책이 쓰여진 목적은 ‘유튜브 리터러시’에 있다. 유튜버나 시청자에게 유튜브를 둘러싼 사회, 문화적 맥락을 들춰내고, 유튜브의 상업적 본질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며, 유튜브 콘텐츠들을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문화코드로 제대로 읽도록 도와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콘텐츠 크리에이터(유튜버)에게는 유튜브의 AI 알고리즘을 추정해 유튜브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공유지로서 유튜브가 혼탁해지지 않고 개개인의 재치와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풍성한 미디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 양자컴퓨터로 유튜브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담을 때까지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바탕 윤리 되기를 이 책은 기대하고 있다.
“누가 혼탁한 물을 고요하게 하여 서서히 맑아지게 할 수 있으며
누가 가만히 있는 것을 움직여서 생기가 살아나게 할 수 있는가?“
생뚱맞지만 노자의 이 한마디로 이 책 소개를 마무리 한다.
by 진현욱
분야 : 사회, 뉴미디어, 유튜브 리터러시 / 저자 : 이상호 / ISBN 979-11-85124-19-3 (03070) / 책크기 : 신국판 / 면수 : 304/ 가격 : 14,000원 / 발행일 : 2020. 9. 20 / 발간 : 예린원 (T. 051-747-5099)
'내가 만든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간소개] <꿈같은 편지를 씁니다> (0) | 2021.03.29 |
---|---|
[신간소개] 큰 봄에 -위로와 성찰로 마음꽃 피우기 (0) | 2020.12.02 |
2016•2017 사진 기록 부산시민촛불 광장 (0) | 2018.01.04 |
바다를 떠난 섬 (0) | 2017.08.07 |
채현국 이사장님과 송년 바수다. (2) | 201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