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한국문학 > 수필, 정치 사회> 통일운동 / 엮음: 북녘동포에게편지쓰는사람들 / ISBN 979-11-85124-23-0 (03810) / 책크기: 국판(150mm X 220mm) / 면수: 328 / 가격: 15,000원 / 발행일: 2021. 3. 2 / 증보판 1쇄 / 출판사 : 예린원 (엔크리에이티브 T. 051-747-5099)
책소개
‘북녘동포에게편지쓰는사람들’이 자기 둘레 사람들과 함께 쓴 편지 130여 통을 모아 묶은 책 『꿈같은 편지를 씁니다』(도서출판 예린원)가 출간되었다.
다음은 이 편지 쓰기 운동을 처음 제안한 대표 이상석 씨(69세, 전 교사,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전 회장)의 말이다.
“2020년 7월 5일 일요일 오후5시 바보주막 세미나실. ‘해운대 지역 통일운동 이끌이 모임’이 열렸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꾸린 여러 동아리의 대표들이 모인 자리입니다. 정세가 암울하면 사람 마음도 어두워지지요. (……)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온 백성은 두 정상과 함께 도보 다리 건너오는 봄바람에 몸도 마음도 헤실헤실 웃음이 났잖습니까. 그랬는데! 꼴랑 두 해 지난 2020년 6월 16일, 남북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건물이 폭파된 것입니다. 오늘 우리 지역 통일운동 이끌이들이 모인 까닭도 이런 불안한 정세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의 마지막 순서에 나는 동포들에게 편지쓰기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책, 6쪽)
이번 책에 실린 편지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모은 것들인데 편집자들이 먼저 감동에 젖곤 하였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분단의 현실 속에서 남녘의 보통 시민들이 북녘의 동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이렇게도 많았구나’ 하는 것이었다.
‘북녘동포에게 편지 쓰는 사람들’의 편지쓰기 운동은 이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첫 편지 모음 『꿈같은 편지를 씁니다』가 남녘의 시민들 뿐 아니라 북녘의 동포들도 두루 읽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소망한다.
저자소개
'북녘동포에게편지쓰는사람들’은 남과 북의 화해 협력, 평화 공존 나아가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시민들 모임이다. 모인 사람들은 이러한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사랑과 평화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통일부에 전달하고자 한다.
책속에서
처음에는 이 편지를 북에 있는 누군가가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면서도 힘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해보자는 뜻에 동참하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자 한 자 쓰면 쓸수록 꼭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답장을 해주었으면, 그래서 또 내가 답장을 보내고 그렇게 이어지고 이어져서 마침내 남과 북이 온전히 평화로운 세상을 우리 생전에 맞이하기를, 남쪽이 모자라는 부분은 북에서 배우고, 북쪽에서 힘든 일은 남쪽에서 배우면서 지금보다 행복하고 더 나은 세상 함께 만들어가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더욱 간절해집니다. (27쪽)
‘뭐라 편지를 쓰지? 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한 동포임을 증명하는 일이다. 같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우리 글과 말로써 소통을 시작한다는 것, 얼굴은 모르지만 상상일지라도 관계를 만들고, 상대를 배려하며 말을 고르고 정성을 들이는 모습, 거기서 우리의 작은 시도지만 소중한 평화가 시작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28쪽)
제가 사는 강원도 양양은 삼팔선 이북입니다. 전쟁 뒤에 휴전선이 다시 그어지면서 흔히 말하는 바대로 ‘수복 지구’라는 이남 땅이 되었어요. 오랜 세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았던 거짓 교육, 증오 교육과 마찬가지로, 이곳 어른들은 아주 오랫동안 남과 북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평화’니 ‘이웃’이니 이런 말에는 아예 고개 돌리고 살았습니다. 새로운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어떤 아픔을 건드리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전쟁 때 이곳 젊은이들 대부분은 북쪽 군인이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 형제들, 외할아버지 형제들 역시 북쪽 군인이었고, 전쟁 때 사망했거나 북으로 갔습니다. 외할아버지 동생은 혼인한 지 1년 만에 전쟁에 나갔다가 북으로 갔고, 남편이 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은 각시도 아기를 등에 업고 눈 내리는 설악산을 넘어 북으로 갔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이산가족 아닌 집이 없습니다. 우리집도 마찬가지로, 저의 어머니쪽 아버지쪽 친척은 모두 이산가족입니다. 그리운 마음을 숨기고, 거짓 마음을 밖으로 내세우며 살아온 지 70년이 흘렀어요. (32쪽)
어릴 적 ‘펜팔(Pen Pal)’이라고, 이름도 모르는 다른 땅에 사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꾸준히 보내서 친구를 사귀려는 언니를 보고 비웃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나 잘 사귀지, 무엇하려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글을 써서 보내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언니는 편지를 쓸 때 아주 진지했고, 기다리고 기다려 답장이 왔을 때, 그 때의 언니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에이, 물론 저는 끝내 안 썼죠! 다른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거든요.
제가 존경하는 분이 원산에 사는 분들께 <북녘동포에게 편지쓰기>란 운동을 펼쳐 남북을 서로 이으려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편지 한 통 쓰라고 권하셨지요.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가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할 건데, ‘모르는 누군가에게 편지는 써서 뭐하나, 편지가 힘이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권유하신 선생님의 말씀대로 편지 10통, 100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통, 10000통의 편지가 원산으로 보내진다면 세상은 점점 따뜻해지겠다는 깨달음이 퍼뜩 스쳤습니다. (180쪽)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있던 날, 그날 저는 제주도의 걷기길인 ‘올레길’을 걷다가 그 감격적인 소식을 들었고, 북과 남은 이제 잡은 손은 결코 놓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가까운 언젠가 제 다리가 떨리더라도 제 가슴이 떨리는 어느날엔 가벼운 배낭을 메고,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걸어서 말로만 듣던 원산의 명사십리 넓은 모래밭에 이르겠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마무리하는 데는 대동강 맥주 딱 한 잔이면 됩니다. (202쪽)
“남쪽 동네 한 사내와 북쪽 동네 한 사내가 만나 두 동네 사이 5센티로 솟은 담을 잠깐 넘어갔다 왔다 한 게 역사적 사건이라며 온 지구가 왁자하니 시끄러웠던 그런 봄날이 있었다. 우습지 않나. 비무장지대 종달새는 태곳적부터 우스웠다. 왜 저러고들 살까. 넘어갔다 넘어왔다 그런 놀이라면 어릴 적 우리 동네 아홉 살 순이가 젤로 잘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 노래만 불러주면 높디높은 깜장 고무줄 잘도 넘어갔다 넘어왔다 했다. 해만 뜨면 그랬다. 해 질 무렵이면 순이야 밥 묵어라 오매는 순이를 부르는 것인데, 또 다른 순이 둘이 양쪽에서 꼭 쥐고 있던 고무줄 탁 놓으니 여기엔 이쪽도 저쪽도 없고, 그러니 왔다 갔다 할 일도 없고, 남도 북도, 무장지대도 비무장지대도 없어서 평화라는 한 물건조차 사라진 참 이상한 세상, 지금 여기서도 환하고 환하구나.” -<고무줄놀이> (192쪽)
출판사에서
다음은 편지쓰기 모임의 대표인 이상석 씨가 ‘편지 받으신 북녘 동포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부분이다. 아무리 적절하게 이야기 하더라도 이보다 『꿈같은 편지를 씁니다』를 더 낫게 소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여태껏 평양―원산 간 고속도로가 있는 줄도 몰랐고
명사십리가 있는 갈마반도에 크고 아름다운 호텔이 들어선 것도 몰랐고
원산 송도원 해변에서 먹는 광어회 해삼회 전복회가 그렇게 맛있다는 것도 몰랐고
도토리와 신덕 샘물로 빚은 소주가 또 그렇게 맑은 맛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정작 모르는 것은 동포들의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과 불신을 갖게 되나 봅니다.
그래서 알아야 합니다.
서로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음돌은 편지입니다.
그래서 편지 쓰기는 참으로 소중합니다. 자기 마음 한 자락 내보이고 그 마음을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려고 하는 데서 평화가 싹트겠지요. 오늘 쓰는 편지는 먼저 자기 마음을 두드리고 또 상대의 마음을 두드리는 손기척!
똑똑똑!
서로의 마음을 두드리는 더 없이 귀한 손기척입니다.
북녘에서는 외국어가 들어오면 꼭 알맞은 우리말을 찾아 새 이름을 붙인다 들었습니다. ‘노크’에는 ‘손기척’을 붙였다지요. 참 적절하고 예뻐서 나는 오래 전부터 이 말을 쓰고 있습니다. 선생님, 편지 쓰기가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힘써 주십시오.
100통을 모으면 개인 일로 그치겠지만
1000통을 챙기면 사회가 주목하고
10000통을 쌓으면 세계가 응원할 것입니다.
늘 씩씩하게 살아가시길 빕니다.“
원산포 어부 양반께, 원산의 말순이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서평] 북녘동포에게편지쓰는사람들이 엮은 책 '꿈같은 편지를 씁니다'
www.ohmynews.com
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88545.html
“우리 마음에 평화 심으려 북 동포에 편지 쓰기 시작했죠”
[짬] 북녘동포에게편지쓰는사람들 이상석 전 교사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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